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통합예약
소장품 소장품 이야기 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왕실유물 보존처리 이야기

색채분석 : 유물에 담긴 색을 잡다.

왕실 유물 보존 처리 이야기


조선왕실과 대한제국 황실 유물에는 다채로운 색이 담겨있습니다. 유물의 색은 빛 등 환경 조건을 잘 갖추어준다고 해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진적으로 퇴색되어 갑니다.

‘색을 담고 있는 유물의 경우, 그 색을 수치화 해두면 색의 변퇴(변색되는 과정)에 대한 데이터 확보 및 그에 따른 연구도 가능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색채분석을 해봅니다.

유물에는 보존과학자들만이 볼 수 있는 색이 있습니다.
유물 해체 작업 시에만 나타나는 색이라서 그 한정된 순간을 잡아두는 거죠. 

작선 CMS by 최창호(시연)


작선 CMS by 최창호(시연)



색을 잡아두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사진 촬영을 통한 CMS(Color Management System) 방법으로 색을 잡아둡니다.

디지털 이미지 처리과정(raw 기반의 디지털 이미징과 Adobe Photoshop Lightroom을 이용)을 거쳐 색 재현의 정확성을 높여주었습니다. 동일한 촬영 환경 조건, 동일한 장비 활용, 동일한 처리과정 등을 활용하였을 때 동일한 색채 값을 얻을 수 있습니다.

색을 잡는 시점은 아마도 유물이 그 색을 지닌 마지막 순간일 것입니다.

이 순간을 기록하고 연구하는 과정은 유물의 원래 색을 알아가는 여정에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예를 들면, 이론적으론 ‘이 유물에서는 어느 색부터 사라진다.’ 라는 흐름이 보이면 그 색을 더해가면서 유물의 원색을 찾아갈 수 있겠죠.

그리고 유물 제작 기록이 담긴 의궤 등의 문헌기록과 색을 나타내는 안료나 염료 등의 성분분석 등과 비교분석하면서 제작 재료가 나타내는 색에 대한 연구도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봉선 CMS by 최창호(시연)


『영조정순왕후가례도감의궤(英祖貞純王后嘉禮都監儀軌)』1759년(영조 35)에서 나타난 봉선 제작 시 사용된 재료입니다. 


봉선


봉선 8건 소입所入

봉선 3건 소입所入

선扇

생저生苧 1냥, 홍초紅綃 34척, 

초록진사草綠眞絲 6냥, 백진사白眞絲 10냥, 청마사靑麻絲 1냥, 격홍주隔紅紬 10필 30척, 우비후유지雨備厚油紙8장

홍초紅綃 3척, 생저生苧 1냥, 

초록진사草綠眞絲 3냥, 백진사白眞絲 3전, 홍지紅紙 8장

안료顔料

동황同黃 1냥, 하엽荷葉 2냥, 

당주홍唐朱紅 2냥, 삼록三綠 1냥, 편연지片臙脂10편, 청화靑花 1냥, 진분眞粉 2냥, 반주홍磻朱紅 2냥

동황同黃 1냥, 하엽荷葉 1냥, 

당주홍唐朱紅 1냥, 편연지片臙脂2편, 청화靑花 1냥, 석자황石紫黃 1냥, 백반白磻 5전, 황단黃丹 5전, 진분眞粉 5전


또한, 다양한 활용도 가능합니다. 우선 유물 복제 등에 응용할 수 있고, 포토샵이나 한글 등의 OA프로그램에서, 일상복이나 각종 소품 등 생활용품에서 만날 수 있겠죠.

그럼... 멀지않은 언젠가 우리 유물에 담긴 색이 일상으로 다가오는 날을 고대하며...  



이현주(유물과학과 학예연구사), 구지혜(유물과학과 연구원)